온라인 섹스 커뮤니티에서의 페르소나

가상의 페르소나

어지간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아이디 혹은 닉네임을 만들어서 사용을 합니다. 자신의 실명을 걸고 활동을 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는 거의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이지요.

이 아이디(ID, Identification)는 자신이 누구인지 함축적으로 정의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 .자신의 정의’에 의해서 말이죠 (닉네임도 같은 의미로 이 글에서는 취급하겠습니다).

자신이 직접 창조해내는 가상의 신분 혹은 캐릭터라고 보셔도 좋습니다. 우리가 어떠한 커뮤니티에 가입을 할 때에는 시스템의 운영을 위해 개인신상정보를 운영진이 요구하는 양식에 맞춰서 기입을 하지만 운영진 외에 실제 타인에게 보여지는 것은 자신이 만든 아이디입니다(커뮤니티에 따라 거주 지역이나 생년, 성별이 프로필에 표시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자신이 공개하기로 설정한 정보들만 공개가 됩니다)
즉, 해당 커뮤니티 혹은 온라인 공간 상에서 자의에 의해 만들어낸 ‘가상의 페르소나’라는 것입니다. 마치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에서 만든 자신의 게임 캐릭터와 같은 개념입니다.

우리는 이 가상의 온라인 페르소나에 기대어 커뮤니티 활동을 합니다. 나의 실명 대신에 만든 이 가상의 페르소나 덕분에 우리는 온라인상에서 익명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죠.


나의 페르소나를 어떻게 색칠하고 키울 것인지는 본인에게 달려있습니다.

실제의 나와 별반 다르지 않게 캐릭터를 잡을 수도 있거나 실제와는 전혀 다른 나를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내가 현실에서는 감히 표출하지 못했던 언행과 특성을 나의 페르소나에 투영할 수도 있지요.

자신이 어떻게 활동하고 언행을 유지하냐에 따라 이미지가 쌓이고 만들어진다는 것이죠.

섹스를 다루는 커뮤니티에서는 타인에게 섹스판타지를 심어줄 수 있는 존재를 만들 수도 있고 매우 진지한 이미지를 만들 수도 있으며 여기저기 다 찔러보는 섹무새가 될 수도 있습니다. 모든 것은 본인의 자유의지에 따른 것이지요.

 

실제의 자신과 온라인 상에서의 페르소나와의 간극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섹시하고 야한 사진이나 글을 많이 올린다고 해서 그 사람이 실제로도 그 이미지와 일치 할 수도 있고 전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온라인에선 키보드워리어인데 오프라인에선 쫄보 일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보이는 모습이 그 사람의 실제일 것이다라고 맹목적으로 추정하는 것은 항상 오판의 여지를 줄 수 있습니다.

온라인 섹스 커뮤니티 내에서의 자발적 성적대상화, 성적인 이미지의 구축 모두 자신의 페르소나에 투영시킨다고 보시면 됩니다.

자신의 얼굴을 공개하고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 음성을 올리지 않는 한 결국 익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페르소나에 그 모든 것을 투영시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굳이 온라인 섹스 커뮤니티가 아니라고 하더라고 일상에서도, 자신의 얼굴을 모두 공개하는 개인 SNS계정에서도 우리는 만들어낸 이미지를 타인에게 보여주는 경우가 많이 있죠.

 

나 이외의 타인들은 내가 만들어낸 페르소나를 보고 평가를 하고 판단을 하고 상상을 합니다. 그래서 온라인 섹스커뮤니티에서는 이 페르소나를 대상으로 그 성적대상화가 일어난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오프라인 모임에 나가서 실물을 만나기 전까진 말이죠).

우린 가상의 껍데기를 통해 이미지를 만들고 상상을 하고 평가를 하고 흥분을 하는 것이고 볼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이 만들어낸 페르소나를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합니다.

실제의 자신과 페르소나를 일치시키는 사람이 있는 반면 충분히 거리를 두는 사람이 있지요. 나 자신 이외에는 그 간극의 거리가 얼마나 있을지는 알지 못합니다.

보통은 보여지는 닉네임과 그의 언행이 곧 그 사람이겠구나……하는 착각을 하고 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렇기에 자신의 페르소나와의 간극이 클수록 온라인에서의 유연성이 올라가게 됩니다. 반대로 간극이 적거나 없을수록 유연성이 낮아지게 됩니다. 타인의 평가나 언급이 내 실제에 대한 얘기로 받아들이지 나의 투영체에 대한 얘기로 받아 들이질 않거든요.

 

온라인 커뮤니티는 분명 소통과 교류의 장이자 하나의 놀이터입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모임에서 직접 만나서 실체 간의 교류와 신뢰를 쌓은 관계가 아닌 이상 모두가 가상의 가면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그 가면이 얇든 두껍든. 나의 가면이든 타인의 가면이든 그것을 어떻게 대할 지는 개인의 선택이자 자유입니다. 물론, 그 가면 뒤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당연한 기본 전제겠지요.

 

개인적으론, 영화 신세계의 정청 정도의 강한 멘탈을 가진 사람이 아니면 자신의 정신 건강을 위해 온라인의 페르소나와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것을 권장합니다. 거리가 확보된 만큼 껍데기를 버리고 언제든 현실로 탈출 할 수 있다는 보장이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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