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돌과 섹스 안드로이드 (1)

외부기고, 칼럼

올해 뜨거운 이슈 중 하나가 섹스 리얼돌에 대한 수입 허가와 이에 대한 청와대 청원 이슈였습니다.

 

성에 대해서 터부시하며 이중적인 잣대를 가지고 있었던 우리나라는 그 동안 섹스 토이의 생산, 제조, 유통에 있어서도 억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섹스토이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시대가 바뀌면서 이에 대한 법적인 판결도 바뀌어왔습니다. 2000년대 후반을 넘어 2010년대가 되면서 딜도나 자위컵에 대한 수입과 유통이 허가 되었고 올해는 섹스돌까지 법원에서 허가를 해준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투쟁을 하여 일구어낸 성과라 볼 수 있지요.

출처: insight.com

하지만, 이 섹스 리얼돌의 수입과 유통이 허가되자 많은 수의 우려와 항의가 극단적 페미니즘 진영을 중심으로 터져나왔고 급기야 청와대 청원글까지 올라갔습니다.

분명, 법원 판결에서는 헌법재판소 판례를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사적이고 은밀한 영역에서의 개인적 활동에는 국가가 되도록 간섭하지 않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실현하는 길]

 

그럼에도 불구하고 섹스 리얼돌의 수입과 유통을 반대하는 측의 입장은 얼핏보면 논리적이지 않습니다. 섹스 리얼돌을 실제 존재하는 사람과 똑같이 본 떠서 주문 제작을 하여 사용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 작은 아동 사이즈로 섹스 리얼돌을 제작하여 사용할 우려. 이러한 우려들이 가장 크게 드러난 표면적 반대 이유라고 알려져왔습니다. 물론, 섹스 리얼돌을 지인이나 연애인의 얼굴 그대로 커스터마이징하는 것은 천문학적인 비용을 필요로 하는 것이기에 현실성이 없는 우려입니다. 아동 사이즈 혹은 아동의 형상을 띠고 있는 섹스 리얼돌의 경우 실제로 중국 업체에서 제작하고 있는 사실이 올해 중국에서 개최된 섹스 엑스포에서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아동포르노는 전세계적으로도 강력하게 규제를 하고 있는 것이며 아동 사이즈 혹은 아동의 형상을 한 섹스 리얼돌의 경우 이에 대한 법적인 규제가 가능한 범위라고 봅니다.

많은 여성들이 섹스 리얼돌에 대해 반대하고 기분 나빠하는 것은 앞서 열거된 표면적 이유나 우려가 아니라 우리나라에 뿌리 깊이 자리 잡은 ‘강간 문화’에서 기인한 ‘피해의식’이 발동한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강간문화라고 하면 거부감을 가질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혹은 우리 세대와는 맞지 않는 얘기하고 할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섹스에 있어서 인간성이 결여된 채 일방적이고 합의되지 않은 섹스의 강요는 폭력이며 강간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범주에서 다시 우리 사회의 성 관념을 돌아본다면 왜 강간 문화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되는지 납득이 갈 것입니다.

상대방을 하나의 인간으로 보지 않고 욕망의 해소를 위한 일방적 대상으로만 간주하고 진행되는 섹스를 경험한 사람들은 의외로 많습니다. 그러한 경험에 의해 상처가 남은 사람들은 섹스 리얼돌을 보고 기분이 나쁠 수 있습니다. 외형적으로 인간과 흡사하게 묘사된 인형이 섹스로서만 기능하는  것에 자신의 상처가 투영될 수 있기 때문이죠.

논리는 부족하지만 감정적으로는 공감을 할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기에 인용하여 밝혀진 법원의 판결을 뒤집을 수는 없습니다.

국가도 간섭할 수 없는 사적이고 은밀한 영역을 타인이 간섭하고 수는 없는 법이기 때문이죠.

 

섹스 리얼돌은 현재로서는 어디까지나 섹스를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하지만 인간과 흡사한 외형을 묘사하도 있기 때문에 그만큼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는 여지도 있습니다.

마치,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에 등장하는 가상의 캐릭터에 감정 이입을 하고 빠져들거나 아끼는 인형이나 장난감 등에 이름을 붙이고 감정 이입을 하고 의미 부여를 하는 행위와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트라우마가 투영되면서 부정적인 감정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반대로 긍정적인 감정을 투영하고 아주 깊은 감정 이입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외형이 인간과 흡사할수록 이러한 여지는 더 많아집니다.

현재의 섹스 리얼돌은 시각적인 묘사는 인간과 많은 부분 흡사하고 고급 재료의 사용으로 그 질감 또한 인간의 피부와 유사하지만 결국 살아 있는 느낌은 주기 힘듭니다.

결국 생기 없는 인형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지금보다 더 기술이 발달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현재도 딜도등의 여성용 자위 제품이나 자위컵등의 남성용 자위 제품들은 뛰어난 기술이 적용된 하이앤드 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온열 기능은 물론이고 정밀한 움직임과 강도조절, 내장된 센서를 통한 압력이나 흔들림까지 감지하는 제품들이 나와있죠. VR 및 AR과 접목하려는 시도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이 섹스 리얼돌에 적용이 안될리가 없습니다. 기술의 진보는 섹스 산업에 적용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지요. 지금보다 더 리얼하고 고사양의 스펙을 갖춘 섹스 리얼돌이 나올 것입니다.

이러한 발전이 극으로 가면 안드로이드와 연결이 될 것입니다.

출처: 영화 ‘AI’

섹스 안드로이드의 등장은 아마 민간용 안드로이드 중에서 가장 빠를 것이라는 예상을 해봅니다.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 프로젝트가 성공하고 상용화된다면 인간의 모든 활동과 관련된 엄청난 양의 데이터베이스 확보가 가능할 것입니다. 섹스에 대한 정보도 당연하겠지요. 이 엄청난 섹스 정보들을 선별하여 인간이 쾌감을 가질 수 있는 유리한 모든 정보들을 AI 딥러닝 기술에 접목시킨다면 초월적인 섹스 안드로이드를 만들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소프트웨어 백본이 만들어 질 것입니다.

여기에 로봇 공학 및 생체 재료 공학의 첨단화와 양산화는 실제적인 안드로이드가 만들어질 수 있는 하드웨어적인 토양을 제공할 것입니다.

출처: 영화 ‘터미네이터’

초기 단계에서는 터미네이터의 T-800과 같은 기계가 나오겠지만 여기에 껍데기만 씌우면 됩니다. 그 껍데기는 이미 섹스 리얼돌을 만들고 개발하면서 노하우를 쌓고 있는 중이지요.

아마 제가 죽기 전에 섹스 안드로이드의 등장을 볼 수도 있을지도 모릅니다. 자, 그렇다면 이 섹스 안드로이드가 출시 되었을 때 이를 단순히 도구로 봐야할까요 아니면 인간성을 부여해야할까요?

비약이 있을 순 있겠지만, 섹스 리얼돌을 극한으로 발전시키면 섹스 안드로이드가 나오게 됩니다. 기술적 발전에 의거한 가정을 두었을 때 섹스에 있어서 인간성의 부여를 어느 기준까지 해야하느냐는 한번 쯤 생각해볼 화두라고 봅니다.


다음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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