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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논란의 골자 – 무엇을 바라봐야하는가?

진박사, 칼럼

성 노동의 골자

성매매(이후 성 서비스업이라고 하겠습니다)에 대한 논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골자는 세 가지입니다. 인권, 노동권, 신체에 대한 자기 결정권.

이 세 가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성매매를 논의하게 되면 논리적으로도 부족해지고 결국 서로 공격당할 수밖에 없지요.


금지하거나 합법이거나

성 서비스업을 금지하는 대부분 국가에서는 인신매매를 그 원인으로서 금지합니다. 윤리적인 부분은 이차적 문제로 봅니다(윤리적인 문제는 사회와 개인의 가치관마다 다르고 그걸 국가가 개입할 수 없기 때문이겠죠).

성매매를 알선하는 ‘포주’들이 범죄 조직과 연루된 경우 및 인신매매와 성 서비스업이 결탁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이러한 인신매매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방법으로 수요와 공급의 매개체가 되는 성 서비스업을 금지하려 하는 것입니다.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

성 서비스업을 합법화하는 많은 국가에서는 그러한 범죄와 성 서비스업을 분리해 생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범죄 집단은 범죄 집단대로 수사와 체포를 해야 하고 성 서비스업 자체는 하나의 노동으로 인정을 하는 방식이랄까요.


한국의 성매매 특별 방지법 그리고 불법

우리나라는 한국 전쟁 이후 성 서비스업에 대한 법이 몇 차례 바뀌었습니다.

그 중 성매매 특별법은 가장 문제가 많은 악법으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종사자들에 대한 아무런 대안과 대책이 없었으며(있어도 유명무실한) 표면적인 폐쇄 이후의 대책도 물론 없었습니다.

그 결과, 더욱 음성적이고 보호받기 힘든 환경의 변종 성 서비스업들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성 서비스업의 비범죄화와 합법화를 대한성학회나 성매매 특별법 당시 선봉에 있었던 수사관들이 주장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 탁상공론으로 성매매 특별법이 제정이 되었지, 그 법을 제정한 사람 중 현실을 가까이서 본 이는 아무도 없었기에 결국 더 많은 문제를 불러일으킨 것이란 의미죠.

서두에 말한 인권, 노동권, 신체 자기 결정권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법입니다. 그 때문에 많은 여성이 생계를 잃거나 완전히 음성화된 성 서비스업 종사자로서 일하면서 최소한의 법적, 보건상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되었죠.

불법으로 규정되었기에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그동안 자신들이 행한 노동 행위의 인정이나 권리, 보호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특히, 미성년자에 대한 보호가 전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

어떤 행위를 하거나 사건을 일으켰는데 그것이 불법이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가령, A가 인터넷상에서 불법 영상 채팅(흔히 몸캠이라고 하죠)을 하다가 사기를 당했어요. 그래서 경찰에 신고합니다. 하지만 해당 영상 채팅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A는 어떤 법적 도움을 받지 못합니다. 성 서비스업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성 서비스업이 불법이기에 포주뿐만이 아니라 성적 서비스의 제공자 역시 범죄자가 되는 것이고 처벌을 받게 됩니다.

즉, 성 판매자가 자발적으로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 적성에 맞아서 서비스 제공을 했든, 본인과 가족의 생계유지를 위해 서비스 제공을 했던 포주에게 넘어가서 신체 포기각서를 쓰거나 고리대금의 덫에 걸려 그 빚을 갚기 위해 서비스 종사를 하던 모두가 범죄자가 된다는 것이죠.

하물며 성 판매를 하면서 돈을 떼이는 등의 노동에 대한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해도 도움을 구하지 못합니다. 노동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죠.

가장 중요한 개인의 건강에 대해 도움을 얻지 못합니다. 불법이니까요.

그래서 최소한 성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비범죄화를 주장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합법화를 주장하는 것입니다. 지금의 시스템에서는 불법으로 규정된 사람들을 도와주지 못합니다.

또한, 이것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성 서비스업 종사자의 추적이나 통계가 불가능하죠. 이런 법으로 인해 미성년자들이 외압에 의해 불법적인 성매매를 겪게 되어도 이런 사건에 대한 집계는 물론, 수사도 불가능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입니다. 감춰버리고 들키지 않으면 그만이죠.

성 서비스업이 합법화가 되어 세금을 내는 떳떳한 하나의 직업이 되고, 노동에 대한 대가와 권리를 보장받게 된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그들을 불법적으로 착취하는 고용주(포주)나, 미성년자를 이러한 일에 끌어들이는 사람들이 제대로 처벌받을 수 있게 된다면, 그 후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요?

한 번쯤 깊이 있게 고민해볼 문제라 생각됩니다.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

합법화 혹은 비범죄화를 위해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많습니다.

먼저, 정치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는 이슈가 아닙니다. 오히려 엄청난 비난의 화살을 맞을 각오를 하고 법안 마련에 나서게 되겠죠.

무엇보다 국민 정서를 어떻게 풀어갈 수 있냐가 큰 문제일 것입니다.

대형 언론에서 성 노동 혹은 성 서비스업의 비범죄화를 소개하거나 옹호하는 기사나 프로그램을 만든 일도 거의 없고, 있어도 묻힐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니 국민 정서가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표를 의식하는 현 정치 상황을 볼 때 이를 정치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은 물론 쉬운 일이 아니겠죠.

여성계의 반발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한국에서 정치적으로 여성을 대변하는 것이 여가부입니다만, 실패한 규제법인 성매매 특별 방지법 이후에도 이들은 반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정치적 생명 연장이 우선인 그들에게 실효적인 정책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이라는 것에 많은 분이 공감할 거라 봅니다.

페미니즘 진영에서의 논란도 분명 있을 것이라 봅니다.

소위 래디컬 페미니즘 진영에서 ‘남성 우월주의 체제의 주체인 남성에게 성을 파는 행위는 결과론적으로 여성을 더 멸시당하게 만든다‘라는 워딩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여성 해방에 있어 당사자의 인권, 노동권, 신체에 대한 자기 결정권에 대한 관점은 조금 비껴갈 수도 있습니다.

언급한 급진주의적인 워딩이 아니더라도, 페미니즘 진영에서는 성 노동의 비범죄화나 합법화를 인정하지 않고 성 착취로만 보는 관점이 많습니다.

즉, 성 노동이 여성 인권을 떨어트린다는 주장이죠. 하지만, 이들의 주장 역시 반박받을 요소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성 서비스업을 반대하는 단체들은 인신매매와 인권유린을 주된 이유로 반대를 합니다.

그들은 성매매가 합법인 네덜란드나 호주는 실패한 시스템이라고 비판을 하며, 되려 범죄조직과의 유착이 더 심해졌다고 주장을 합니다.

하지만 글쎄요… 그들이 제시하는 데이터는 수치적으로는 효과가 작은듯하면서 부정적인 측면만 강조하는 측면이 큽니다. 결국, 성 착취로 돌아간다고 주장하지만 그러한 수치가 나온 배경은 없습니다. 입법의 배경과 법을 집행하는 주체와 실제 필드에서 이루어지는 집행 양상 그리고 절대적인 숫자가 부족합니다(백분율로만 이루어진 데이터는 신뢰도가 떨어집니다).

물론, 시스템적이거나 정치적인 문제가 해결되어도 개개인의 인식 문제도 있습니다.

소위 갑질의 문화가 팽배한 한국 사회에서라면 성 서비스업 합법화는 참 이루어지기 힘든 일이죠. 이미 각종 감정 노동을 하는 사람들의 인권과 노동권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데 정말 높은 강도의 정신적 육체적 노동일 수 있는 성 서비스업 종사자들에 대한 인식과 대우는 어떨까요? 암울합니다.

지금 당장도 그러겠죠. 성을 사는 수요자들의 태도를 보면 바로 드러납니다. 어쩌다 술 취해서, 친구들이 가자니깐, 홧김에 기분 풀러 등등 성 판매자의 사람으로서의 존중은 거의 없다고 봐야겠죠. 잘못되었다는 자각 역시 없고 말이죠.


다시 생각해봅시다

불법이기 때문에 종사자들에게 이러한 낙인이 찍히는 것입니다. 낙인이 찍히기에 사람들은 종사자들에 대해 차별을 하게 되고 인식과 대우가 바닥을 치게 됩니다. 그래서 시스템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성 노동 혹은 성 서비스업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이미 국제 앰네스티에서는 성매매의 합법화와 비범죄화를 공식적으로 선언했고 이에 대한 여러 방식의 모델을 보여주는 국가들이 있습니다.

성공했으면 왜 성공을 했는지, 실패했으면 왜 실패를 했는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볼 때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인권노동권, 그리고 신체에 대한 자기 결정권이 반드시 기저에 깔려있어야 합니다.

이 세 가지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며 인식을 다시 정의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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