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리 칼럼 2회 – 서양, 국산, 일본 : 어떤 야동 볼래?

외부기고, 칼럼

*이 글에 나오는 야동은 이성애 포르노 영상물을 지칭합니다.

출처: youzizz.com
출처: www.sodc.co.jp

주로 어느 나라의 야동을 보는가?

지인들을 조사해보니 남성들은 열에 아홉이 일본 야동을, 여성들은 비교적 다양한 국가의 야동을 보는 경향을 보였다.

어쨌든 남녀 다수가 일본 야동을 보는 것은 사실인데, ‘한국 야동은 얼마 없어서’, ‘접할 수 있는 일본 야동이 많아서’, ‘서양 야동은 너무 격해서’ 등이 그 이유였다. 그렇다면 일본 야동은 ‘좋은’ 야동일까? 그 전에, 야동을 보는 데도 고민이 필요할까?


  • 서양은 ‘fucking-‘
  • 일본은 ‘야메떼-‘
  • 한국은 ‘…(정적)’

 

이것은 바로 야동의 특징을 국가별로 비교한 우스갯소리이다.

야동 좀 봤다 싶은 사람이라면 모르지 않을 것이다. 이 세 가지 비교에는 각 나라의 섹스 경향과 성 문화, 가치관이 가장 집약적으로 잘 표현 되어 있다. 서양과 일본 야동에서 나타나는 여성의 태도는 극명하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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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야동은 조금씩 몸을 비틀며 예쁜 표정으로 가녀린 교성을 내뱉고 ‘야메떼(하지말라)’라고 이야기 하면서도 좋아하는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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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야동은 사운드부터 일본의 그것과 다르다. 크고 우악스런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고 마구 욕을 뱉기도 한다. 표정도 일본 야동하면 떠오르는 울 것 같은 일관된 표정이 아니라, 마음껏 표정 짓고 얼굴을 마구 일그러뜨린다. 본인의 기분을 설명하거나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러한 점에서 서양 야동이 더 격하다고 표현되는 것이겠다.

한국의 야동은 일본 야동의 음소거 버전이나 다름 없다.

수동적인 표정, 태도, 교성 등이 비슷하지만 조금 더 소극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한국 야동이 연기가 아니라 대부분 불법 촬영물이거나 유출피해영상이기 때문이다. 딱 잘라서 ‘나쁜 야동’이다.

국산이 취향이라면 취향을 바꿔보자. 우리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이제는 ‘불법 행위’와 ‘유출 피해’에 기여하는 것이 취향이 될 수 없음을 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서양과 동양(일본) 야동의 이러한 차이를 단순한 문화적 차이로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여성 사정
출처: Pornhub (https://www.pornhub.com)

결론부터 애기하면 서양 야동에 나오는 여자들이 훨씬 사람 같고 자연스럽고 자유로워 보인다. 성적 감정과 욕구에 대해 더욱 해방된 느낌이 든다. 남자도 여자도 똑같이 소리지르고 욕하고 둘 다 섹스가 너무나도 좋다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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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야동은 어떤가. 남성과 여성의 표정, 태도, 목소리가 극명하게 다르게 등장한다. 사람이 아니라 ‘AV 여성’으로서의 일관된 이미지가 따로 마련 되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왜 섹스하면서까지 ‘예쁜 표정’ ‘예쁜 신음소리’에 집중해야 하는가. 분명히 일본의 야동은 비교적 여성이 대상화 되어있다. 일본 망가에 숱하게 나오는 표현인 ‘임신 시켜줘’ ‘너의 아이를 갖고 싶어’. 정말 여성이 이런 말들을 야하다고 생각해서 섹스 도중 말하고 싶을까?

남성에 의해 왜곡된 여성의 욕구가 야동에 계속 등장해서 남녀에게 학습 될수록 실제로 표출하고 싶은 욕구와 요구되는 섹스 문화의 간극은 벌어져만 간다.


왜 그냥 꼴려서 보는 야동까지 고민해서 봐야하는가? 나 자신과 파트너의 섹스 라이프, 그리고 행복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일본 야동을 많이 보는 한국 사람들의 섹스 태도가 서양보다는 일본을 닮아 있는 것처럼, 어떤 야동을 보는가는 자신의 섹스 스타일에 영향을 많이 준다.

내가 섹스할 때 상대방에게 어떤 이미지를 기대하는 지, 내가 상대방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려 하는 지는 주로 보는 야동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필자도 남성들이 일본 야동을 좋아하는 걸 알고 있고 본 적이 많기 때문에 자꾸 그 모습들을 따라하고 보여주게 된다.

여자들은 자신들이 보는 야동을 따라하게 되고, 남자들은 자신들이 보는 야동에서 나오는 여자의 이미지를 원하게 되고, 여자는 남자가 원하기 때문에 그런 여성을 따라하게 되는 순환이 무한히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 지금 우리의 섹스가 원초적인 욕구를 자유롭게 표출하고 있는 좋은 섹스일까? 꾸며진 섹스는 여성에게, 남성에게 좋을까?


한국 여성들이 많이 내는 가짜 신음소리도 보통은 일본의 그것과 비슷하다.

이렇게 보여지는 모습에 집중하는 것은 여성들이 섹스와 쾌감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드는 데에 일조할 것이다.

실제로 ‘내 신음소리가 별로인가’ ‘섹스할 때 내 표정이 못생기지는 않았을까’ 걱정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이런 쓸데 없는 걱정은 오르가즘에 엄청난 방해물이 된다.

남성들 또한 만들어진 신음소리와 표정, 즉 만들어진 욕구 속에 섹스에 집중하지 못하는 여성보다는 본인의 욕구를 마음껏 분출하는 여성과 더 좋은 섹스를 할 수 있을 것임을 장담한다.

억압된 파트너보다는 마음껏 느끼는 파트너가 백 번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남녀 모두가 야동에 의해 만들어진 프레임이 아니라 마음껏 본인의 욕구를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이러한 해방을 위해서는 자신이 어떤 야동을 보고 어떤 영향을 받을 지 고민하고 결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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