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피임약에 대해 당신들은 잘 못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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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리나라는 케모포비아(화학 성분 혹은 화학적 합성물에 대한 맹목적인 공포)가 만연해있습니다. 그래서 일상 생활에서의 화장품이나 식품 뿐만 아니라 의약품에 대해서도 케모포비아에 기인한 기준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적합하지 못한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지요.

몇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견디기 힘든 생리전증후군을 겪을 때 오히려 약은 몸에 안좋으니 참고 견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잘못된 판단이죠. 오히려 지속적인 고통으로 인해 신체에 더 안좋은 영향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고통을 완화시키기 위한 처방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질내 삽입 후 사정까지의 지연시간이 1분 이내인 심각한 중증도의 조루이신 분들도 다폭세틴 등의 약을 처방 받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물론, 배부 신경을 차단하는 수술을 받는 것 까지는 권하지는 않습니다.

저희 웨이크업에서도 조루를 극복할 수 있는 훈련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만, 이는 충분한 수련 시간을 거쳐야하는 것이니 당장 급하신 분들은 처방약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겠지요.

경구피임약도 마찬가지입니다.

피임에 대한 하나의 선택지이고 오랜 기간 동안 시판되어 오고 또 제제나 제형의 발전이 이루어진 약물입니다. 피임성공률은 99%로서 콘돔에 비해 월등히 높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경구용피임약은 신체에 나쁘다면서 맹목적으로 사용을 금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20~30대 미혼 여성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피임 목적으로 파트너가 경구피임약을 권할 경우 84%의 여성이 헤어지고 싶다는 의견을 밝힌 사례가 있습니다.

실제로 해외 국가에 비해서 우리나라에서의 경구피임약 사용 비율이 18.2%로 상대적으로 많이 낮습니다. 미레나나 카일레나 같은 자궁내삽입장치의 사용률도 4.8%에 그칩니다.

많은 여성 커뮤니티 사이트만 들어가보아도 경구용피임약의 부작용 경험담에 대한 글들을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구전되는 후기들과 케모포비아가 합쳐져서 경구용피임약에 대한 맹목적인 공포나 혐오를 발생시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1세대나 2세대 경구용피임약의 경우 남성호르몬의 골격을 토대로 합성한 여성 호르몬(프로게스틴, 에틸에스트라디올 등)을 사용했기에 부작용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출시하여 시판 중인 야스민 같은 경구피임약은 여성호르몬의 골격을 토대로 합성을 하였기 때문에 부작용이 훨씬 덜합니다. 현재 경구피임약은 여러 브랜드와 여러 제제, 제형으로서 다양하게 출시되어 있으며 전문의의 진료과 처방을 토대로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죠.

이런 제제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왜 각기 다른 부작용 사례가 많이 나오고 있을까요?

저는 두 가지 이유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우선, 우리나라는 경구용피임약의 경우 한두가지 제품을 제외하면 전문의약품에 속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전문의의 진료와 처방 없이도 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부작용의 발생 빈도를 높인다고 봅니다.


합성호르몬 제제의 경우 사람마다 적정 약효 용량이 다를 수 있고 신체적 환경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전문의의 진료와 처방을 통해 자신의 신체적 조건에 맞는 약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지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처방 없이 경구용피임약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과정을 생략합니다. 그래서 자신에 몸에 적합하지 않은 제품을 복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이 크게 올라가겠죠.


또한, 호르몬제제의 특성상 몸이 적응하는 기간도 필요합니다. 보통 가벼운 부작용의 경우 석달 정도 같은 제품을 복용하면 진정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지요, 하지만, 이를 모르고 복용 후 부작용이 발생해서 ‘경구용피임약은 몸에 나쁘다’라고 성급하게 단정짓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 된다고 봅니다.

또 하나의 이유로 약물의 신체 대사 작용에 대해 모르거나 이해하지 못한 채 약물을 선택하는 것을 꼽고 싶습니다.

약물 대사 영역은 보통 약학과에서 세부전공으로 약물대사학을 전공해야 이에 대해서 잘 이해할 수 있지요. 경구피임약과 함께 복용하면 안되는 약물(약물상호작용. 경구피임약의 약효 성분을 분해하는 효소를 공유하는 약물 혹은 함께 복용하는 약이 해당 경구피임약의 약효 성분을 분해야하는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경우 및 체내 다른 신체대사 기전과 겹쳐서 부작용을 유발하는 경우)을 함께 복용하면 안됩니다.

가령, 바이엘의 야즈와 고혈압약(ACE억제제 등)을 같이 복용하면 혈중 칼륨의 농도가 올라가서 부작용을 발생 시킬 수 있지요.


또한, 개개인에 따른 신체내 대사효소의 차이로 인한 혈중 농도의 차이에 의한 부작용의 발생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같은 제품을 복용했는데 사람에 따라 부작용 발생 빈도나 유무의 차이가 있는 경우 체내 약물 대사에 따라 체내에서 유지되는 혈중 농도의 차이 때문일 수 있습니다.

간에서 약물을 분해하는 CYP효소들의 양이나 활성이 사람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약물 대사 효소들에 의해 체내에 약물이 노출되는 용량이나 농도, 잔류 시간등이 결정되지요. 경구 투여하는 모든 약들은 필연적으로 간을 통해 약물 대사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이에 의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약물 혹은 신체 차이에 따른 부작용의 유무는 이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체내에서 약물에 노출되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큰 경우(AUC가 높거나 상대적으로 반감기가 긴 경우) 이에 의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약물 대사의 개인적 차이는 미리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직접 먹어보는 것이 제일 빠르게 알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죠.

경구피임약 복용 여부는 당사가 개인의 선택 문제입니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로 인하여 선택의 기회를 빼앗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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